
중국이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맞춰 도로교통 법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026년 8월 25일 도로교통안전법 개정안 초안을 처음으로 심의했다. 2004년 법 시행 이후 일부 조항을 수정한 적은 있지만, 법률 전체를 체계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율주행 자동차 특별규정’이 별도 장으로 신설됐다는 점이다. 초안은 총 9개 장, 170개 조항으로 구성됐으며 자율주행차의 시장 진입, 도로 운행, 교통법규 위반 처리, 사고 조사, 차량 데이터 관리와 보험 등에 관한 기본 원칙을 담았다.
핵심은 차량을 실제로 통제한 주체에 따라 책임을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한 상태에서 교통법규 위반이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위반 처리를 담당한다. 제조사나 수입사가 해당 위반이 자율주행 기능과 관계없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
다만 이를 제조사가 모든 교통사고의 민사·형사 책임을 무조건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현재 공개된 초안은 우선 교통법규 위반의 처리 주체와 입증 책임을 정한 것이다. 사고 피해 배상과 형사책임은 차량 결함, 시스템 작동 상태, 운전자 개입 여부와 개별 사고 원인 등을 종합해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거나 차량에 운전자 보조 기능만 설치된 경우에는 기존 자동차와 동일한 규칙을 적용한다.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계속 감시해야 하는 L2급 보조운전 차량은 원칙적으로 운전자 책임 영역에 남는다는 뜻이다.
중국은 개정안에서 자율주행차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개념도 구분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설계된 운행 조건 안에서 운전자를 대신해 모든 동적 운전 작업을 지속해서 수행하는 차량이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가속, 제동, 조향 등 운전 작업의 일부만 지원하는 기능으로 정의된다.
이 같은 구분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일부 자동차 업체가 ‘스마트 드라이빙’, ‘고급 지능형 주행’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서 운전자가 시스템의 실제 능력을 과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광고와 차량 안내 과정에서도 보조운전과 자율주행의 차이를 더욱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법 개정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한 자동차 시장이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4억7,600만 대, 신에너지차는 4,897만 대에 달한다. 운전면허 보유자는 5억6,700만 명을 넘어섰다. 승용차 시장에서 L2급 복합 운전자 보조 기능의 보급률도 2026년 70.5%에 이르렀다.
중국에서는 첫 번째 L3급 조건부 자율주행 차량들이 지정된 구역에서 도로 운행을 시작했다.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소비자와 도로 이용자가 자율주행차를 접하는 단계에 들어가면서 사고와 법규 위반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동차 기업의 데이터 관리 책임도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교통법규 위반 당시 자율주행 기능의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려면 운행 기록, 센서 정보, 운전자 개입 기록, 소프트웨어 버전과 무선 업데이트 이력 등이 보존돼야 한다. 차량 데이터가 사고 조사와 책임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되는 셈이다.
보험업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운전자 과실을 중심으로 설계됐지만,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제조물 책임과 소프트웨어 위험의 비중이 커진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인공지능 시스템 공급업체, 보험사 사이에서 새로운 책임 분담 기준이 필요해질 수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이번 개정안은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한국 기업은 현지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보존과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중 사고 책임, 차량 데이터 접근 권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발생한 결함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중국의 이번 시도는 자율주행 기술을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이 실제 운전 주체가 됐을 때 제조사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려는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내용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첫 심의가 진행된 개정안 초안이다. 향후 심의 과정에서 책임 범위와 데이터 제출 기준, 보험 규정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자율주행 경쟁의 다음 승부처는 주행 성능만이 아니다. 사고와 법규 위반이 발생했을 때 시스템의 판단 과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가 자동차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자료: 중국 신화통신 · 중국 사법부 법치선전센터 · Reuters
[중역] 中国拟规定:自动驾驶期间发生交通违法,由汽车制造商处理
道路交通安全法首次进行系统性修改,进一步明确辅助驾驶与自动驾驶的法律边界
中国正在根据自动驾驶汽车的发展修改道路交通安全法律制度。2026年8月25日,道路交通安全法修订草案首次提请全国人大常委会审议。这是该法自2004年实施以来第一次进行系统性修改。
修订草案专门增加了“自动驾驶汽车的特别规定”。草案共分9章、170条,对自动驾驶汽车的准入、道路运行、交通违法处理、事故调查、车辆数据和保险等问题作出了原则性规定。
草案的重要内容是按照车辆的实际控制者划分责任。如果车辆在自动驾驶功能开启时发生交通违法,汽车制造商或者进口商应当接受处理。如果制造商或者进口商认为违法行为与自动驾驶功能无关,需要由其提供证据。
但这并不表示制造商必须承担所有交通事故的民事和刑事责任。目前草案首先明确的是交通违法行为的处理主体和举证责任。具体事故责任还可能根据车辆故障、系统运行状态、驾驶人是否接管以及事故原因等因素判断。
如果自动驾驶功能没有开启,或者车辆只有辅助驾驶功能,则按照普通汽车的规定处理。需要驾驶人一直观察道路并随时接管的L2级辅助驾驶车辆,原则上仍由驾驶人承担相应责任。
草案还区分了自动驾驶和驾驶辅助。自动驾驶汽车可以在规定的运行条件内代替驾驶人,持续完成全部动态驾驶任务。驾驶辅助系统只能帮助驾驶人完成部分驾驶任务。
这一规定也有利于保护消费者。一些汽车企业使用“智能驾驶”或“高阶智驾”等宣传用语,容易让消费者误认为车辆可以完全自动驾驶。今后汽车企业需要更清楚地说明辅助驾驶与自动驾驶之间的区别。
截至2026年6月底,中国机动车保有量达到4.76亿辆,其中新能源汽车达到4,897万辆,机动车驾驶人超过5.67亿人。2026年,乘用车L2级组合驾驶辅助功能的市场渗透率已经达到70.5%。
目前,中国首批L3级有条件自动驾驶汽车已经在指定区域开始道路运行。随着自动驾驶从测试走向实际使用,发生事故或者交通违法后由谁负责,已经成为必须解决的问题。
新规定也会提高汽车企业的数据管理责任。为了确认违法行为发生时自动驾驶功能是否开启,企业需要保存车辆运行记录、传感器信息、驾驶人接管记录、软件版本和远程升级记录。车辆数据将成为判断责任的重要证据。
汽车保险也可能发生变化。传统汽车保险主要根据驾驶人的过失设计。随着自动驾驶等级提高,产品责任和软件风险会变得更加重要。汽车制造商、零部件企业、人工智能系统供应商和保险公司之间需要建立新的责任分配制度。
这一变化也值得韩国汽车产业关注。在中国市场销售汽车的韩国企业,需要建立符合中国规定的数据保存和事故处理体系。韩国也需要进一步讨论自动驾驶事故责任、车辆数据使用权限以及软件升级后发生故障时的责任问题。
需要注意的是,目前公布的内容仍是第一次审议的法律草案,并不是已经正式实施的法律。责任范围、数据提交标准和保险规定还可能在今后的审议过程中发生变化。
自动驾驶竞争的重点已经不只是车辆能不能自己行驶。发生事故或者违法行为以后,企业能不能解释系统作出了什么判断,并承担相应责任,将成为汽车企业新的竞争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