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5일 토요일, 홍해 연안 하이스. 픽업트럭 짐칸에 올라탄 예멘 정부군 병사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다. 먼지와 땀에 전 얼굴들, 그리고 오랜만의 승리다. 이날 정부군은 후데이다주의 요충지 하이스를 후티로부터 되찾았다. 그러나 같은 토요일, 남쪽 타이즈에서는 정부군 스물여섯과 후티 서른하나가 목숨을 잃었다. 되찾은 땅과 잃은 목숨이 같은 하루에 포개졌다. 이 겹침이야말로, 지금 예멘 전쟁의 얼굴이다.
예멘 내전을 이해하려면 2014년으로 가야 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나라를 반으로 갈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이 개입했고, 전쟁은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낳았다. 굶주림과 질병이 총알보다 많은 사람을 데려갔고, 아이들은 학교 대신 배급 줄에서 자랐다.
2022년 4월, 유엔이 중재한 휴전이 총성을 잠시 멈춰 세웠다. 그 불안한 고요가 3년 넘게 이어졌다. 그사이 정부 진영도 재편됐다. 2026년 1월, 사우디의 지원을 받은 반격으로 정부는 남부와 동부의 주요 지역을 되찾았고, 아랍에미리트가 후원하던 남부과도위원회가 해산됐다. 갈라졌던 반후티 진영이 하나의 지휘로 묶인 것이다. 정부는 이제 후티 치하의 땅까지 한 행정으로 통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리고 2026년 여름, 그 고요에 다시 큰 금이 갔다.
균열의 방아쇠를 당긴 쪽은 후티였다. 9월 초, 그들은 서부 타이즈와 남부 후데이다의 전선을 향해 대규모 공세를 폈다. 탄도미사일과 드론, 포격을 앞세운 동시다발 공격이었다. 목요일 하루에만 미사일과 드론 열두 발 이상이 날아들었다. 관리들은 이를 2022년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상 공세라 불렀다. 노림수는 뚜렷하다. 정부가 쥔 항구도시 알-마카를 고립시키고,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손을 뻗는 것이다. 알-마카는 후티가 2014년 이후 장악했다가 2017년 정부군과 연합군에 밀려났던 곳이다. 세계 물동량의 급소인 이 좁은 물길이, 다시 전쟁의 표적이 되었다. 후티는 타이즈시 남쪽 헤이자 알압드 도로를 지나던 버스를 미사일로 때려, 민간인 여섯 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다쳤다. 개전 이래 목요일 이후에만 양측에서 100명이 넘게 스러졌다는 집계도 나왔다.
정부군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티가 목요일에 빼앗은 자발 하바시의 고지를 이튿날 되찾았고, 알-바르흐 교차로 일대에서 전진했다. 토요일에는 세 주가 만나는 전략 요충 하이스를 손에 넣었다. 후데이다와 타이즈, 이브를 잇는 길목이라, 이 한 점을 쥐면 여러 전선의 흐름이 달라진다. 다만 후티는 하이스 상실을 두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지 주민 라셰드 마가리는 "후티의 포격이 거셌지만 하이스는 완강해 쉽게 함락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타이즈 남부 하이판 전선에서는 알-와스라, 사이드 타하, 디반 같은 고지들을 되찾아, 후티의 보급로를 끊었다고 밝혔다. 남부 후데이다 알-자라히에서는 후티 전투원 수십 명을 포로로 잡았다.
앞서 정부군은 홍해 연안의 소도시 코카를 되찾고, 바다로 무기를 들여오던 아부 무사 알아샤리 군영까지 장악했다. 국가저항군은 후데이다 앞바다에서 폭발물을 실은 후티 보트 두 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정부군 전투기는 금요일 하루 타이즈와 후데이다의 후티 거점에 열다섯 차례 공습을 퍼부었다. 이는 정부가 직접 공군을 투입한 이례적 확전이었다.
대통령지도위원회 의장 라샤드 알-알리미는 군이 나라 전체의 통제권을 회복할 능력이 있다며, 후티의 오판은 '완전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타이즈가 이란을 위한 통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못 박았고, 정부는 후티가 바브엘만데브로 다가서면 '혹독한 소모전'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황을 승리로 단정하기엔 이르다. 후티는 여전히 사나를 비롯한 여러 도시를 쥐고 있다. 하이스 하나를 되찾았다고 전선의 무게추가 기운 것은 아니다. 실제로 후티는 정부군의 반격 직전, 타이즈 인근에서 도리어 여러 진지를 빼앗았다. 잃은 대가도 참혹하다.
토요일 타이즈의 교전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60명 넘게 숨졌고, 이틀 사이 1,800가구가 삶터를 등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집계다. 되찾은 고지의 이름들 뒤에는, 이름 없는 피란민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트럭 짐칸에 이불과 물통을 싣고 전선을 등지는 가족들. 그들에게 하이스 탈환은 지도 위의 승리가 아니라, 또 한 번 짐을 싸야 하는 이유일 뿐이다.
이 싸움은 예멘 안에만 갇혀 있지 않다. 후티는 7월 사우디를 겨냥한 해상봉쇄를 선언하고 사우디 선박과 영토를 노렸다. 리야드는 토요일 후티가 새로 차지한 타이즈의 진지에 세 차례 공습으로 응수했다. 사우디가 예멘 정부를 위해 실제로 다시 폭격에 나선 것은 약 4년 만이다.
앞서 후티는 7월 사우디 아람코의 얀부·지잔 시설을 보복 타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경에는 더 큰 그림이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상선에 닫으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쳤다. 그 여파로 바브엘만데브의 몸값은 더 치솟았다. 홍해로 드나드는 두 관문 가운데 하나가 이곳이고, 다른 하나가 수에즈운하다. 7월 사우디는 후티의 선박 공격에서 홍해를 지키기 위한 국제 연합 결성에 나섰다. 예멘의 국지전이, 세계 경제의 혈관을 건드리는 지점에 정확히 놓여 있다. 한쪽 관문이 이란의 손에 닫히고 다른 관문이 후티의 사정권에 들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던 뱃길은 아프리카 남단으로 멀리 돌아야 한다. 운임이 뛰고 물가가 들썩이는 그 연쇄의 첫 고리가, 바로 이 메마른 해안선이다. 후티는 수주째 알-마카를 압박하며 홍해 연안으로 밀고 내려오려 한다. 다만 후티 대변인 무함마드 압둘 살람은 바브엘만데브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사우디 선박만을 겨냥한 해상봉쇄라 주장한다. 유엔 특사 한스 그룬드베리는 예멘이 2022년 휴전 이래 가장 큰 전면전의 위험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나는 하이스의 그 픽업트럭 사진을 오래 들여다본다. 승리의 얼굴들 뒤로, 나는 다른 얼굴들을 떠올린다. 열한 해째 이어진 전쟁에 지친 사람들, 굶주림과 밀린 봉급과 무너진 학교를 견디는 이들이다. 사나에서 전황을 지켜본 한 특파원은, 후티의 노림수가 알-마카와 홍해 연안으로 밀고 내려가는 데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그리는 그림의 끝에는, 후티가 쥔 마지막 대형 항구도시 후데이다의 해방이 놓여 있다.
한 전직 외교관은 이번 공세가 후티 지역의 배고픔과 밀린 봉급, 무너진 행정을 가리려는 연막이자, 다른 대리 세력이 꺾인 뒤 이란에 남은 마지막 홍해 지렛대라 짚었다. 땅을 얼마나 되찾았느냐의 셈법 너머에, 정작 되찾아야 할 것은 사람들의 일상이다. 고지의 이름이 아니라, 아이가 학교로 돌아가는 아침이다. 배급 줄이 아니라 등굣길이, 이 전쟁이 끝났다는 유일한 증거가 될 것이다.
전쟁은 늘 지도 위의 선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그 선이 지나간 자리마다, 무너진 집과 흩어진 가족이 남는다. 예멘 정부가 거둔 군사적 성과는 분명한 사실이다. 동시에, 그것이 평화의 다른 이름은 아니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진짜 물어야 할 건 누가 어느 고지를 쥐었는가가 아니다. 그 고지 아래 마을에 물과 빵과 약이 돌아왔는가다. 되찾은 땅 위에 다시 사람이 살 수 있을 때, 무너진 집에 다시 불이 켜질 때, 비로소 그것을 승리라 부를 수 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성과라 불러야 하는가.












